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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회고록을 작성하려고 노트북을 열었다. 사실 나는 블로그 글은 정성 들여 작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젠 이 생각을 바꾸려고 한다. 정성 들여 쓰려니 지난해엔 고작 아티클 2편 쓴 것이 전부이지 않은가. 이젠 조금은 정제되지 않은 생각이더라도 글로 남겨두려고 한다.

그래서 올해 회고록도 조금은 간결하게 작성해 보려고 한다. 2023년은 어떻게 보냈을까.

이직

올해 5월, 나는 프로그래머스를 떠나 당근마켓으로 직장을 옮겼다. 원치 않은 이직이었긴 하지만, 프로그래머스에서 인격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정말 훌륭한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당근마켓에 합류하기까지 많은 스타트업 채용담당자와 실무 개발자분들, 대표님을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비록 함께하진 못했지만, 귀한 시간을 내주어서 저와 커피챗 해주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정말 감사하단 말씀을 전하고 싶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시는 분들과 대화를 나누었던 경험은 내가 나의 업무 가치관을 정립해 나가는 데 있어 좋은 밑거름이 되었다.

당근마켓

나는 당근마켓 광고실에서 웹 기술을 활용해 당근에서 광고하는 광고주분들이 당근 인앱(웹뷰)/PC에서 광고를 만들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 처음 접해보는 광고 도메인이라 걱정도 많았는데, 차근차근 배워 나가다 보니 이제는 용어도 조금씩 외워지고 광고라는 도메인이 재밌게 느껴진다.

기술적으로 많은 배움도 있었다. 웹뷰 개발 환경에 대해 이해하게 됐고 GraphQL & Relay를 사용하면서 내 개발 사고방식에 데이터라는 새로운 축이 세워졌다.

당근마켓에 와서 정말 만족스럽게 일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동료. 광고실 사람들이 너무 좋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많은 배울 점이 있다고 느낀다. 이들의 장점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이 같은 동료들을 만남에 감사하기만 하다.

당근마켓 입사하고 받은 웰컴 키트. 당근마켓에서 내 영어 이름은 Evan.kim 이다

멘토링

당근마켓에서의 나날에 적응해 가던 중 전 직장 교육 매니저 동료로부터 연락이 왔다. 가볍게 안부 인사를 주고받았고, 곧 프로그래머스 데브코스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링 코스의 멘토로 참여해 줄 수 있냐는 제안을 받았다. 멘토로 참여하면 해당 교육생들의 과제 코드를 리뷰해주고 커피챗 활동을 하게 된다고 했다.

이전부터 개발자 교육에 뜻이 있었던 나는 선뜻 제안을 받아들였다. 내가 누군가의 멘토가 된다는 생각에 기대도 걱정도 되었지만, 결국 좋은 멘토가 되기 위해선 일단 멘토링 활동을 시도해 보고 그 과정을 통해 점차 배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좋은 멘토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현재는 그 답을 찾아나가고 있다.

그렇게 9월부터 멘토링을 활동을 시작했는데, 멘토링을 하면서 회사에서의 나의 매니저를 이해하게 된 순간이 있었다. 나의 매니저는 늘 나에게 '매니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셔야 해요'라고 얘기해줬는데, 이 말을 처음엔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내가 멘토링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나에게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요구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교육생분들에게 내가 더 많은 도움과 조언을 주게 된다는 사실이었다. 나도 나의 매니저에게 내가 바라는 것과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잘 요구하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독서

올해는 그래도 독서에 재미를 느낀 한 해였다. 친구가 추천해 준 책을 읽는 것을 시작으로, 인문/경영/자기계발 분야의 총 6권의 책을 읽었다. 책 읽는 재미를 알게 되니 다른 사람들에게 책을 추천해달라고 내가 스스로 요구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는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책을 읽을 때마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으니 참 좋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책을 꾸준히 읽을 수 있길.

프론트엔드 소모임

AWSKRUG 프론트엔드 소모임을 운영하면서 정말 많은 배움이 있었다. 개개인이 모여 집단 지성을 이루면 거기서 새로운 배움이 생긴다는 것. 또 소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말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구나 생각했다. 발표자가 도제식으로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는 세미나 형식이 아닌 모두가 마이크를 잡을 수 있는 토론 형식으로 진행해 보니 운영 코스트도 줄고 소모임을 더 다채롭게 만들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소모임을 잘 운영하는 것은 보이지 않은 곳에서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데, 함께 운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서로 의지하고 기대면서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단 것을 배웠다(최근 바빠서 소모임 운영에 소홀했었는데, 묵묵히 도와주신 태성님, 찬민님, 서현님 감사드려요).

2024년은..

돌이켜 보면 2023년은 배움도 감사함도 많았던 한 해였다. 2024년은 어떤 한 해가 될까. 재밌는 일들이 기대되면서도 아직 한 해 목표를 제대로 세우지 못해서 2024년을 맞이하기가 조금은 불안하기도 하다. 당장은 당근마켓에서 많은 성과를 만들어내고, 내가 좋아하는 활동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 그 정도 생각이 난다. 아, 억지로 고민해서 적진 않으려고 한다. 블로그에 너무 많은 정성을 들이지 않기로 했으니까. 조금은 정제되지 않더라도 남겨두는 것에 의의를 두자.

2023년도 고생했고 2024년도 잘해보자.